f with 센터 _울산문화재단 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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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예술캠프 우락부락 ‘나와 아무개의 행방불명’

문화예술교육지원팀

창의예술캠프 우락부락(友樂部樂)은 ‘아티스트와 놀다’를 핵심 콘셉트로 하는 아동 대상 캠프이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예술가와 함께 놀며 작업하는 경험을 통해 예술을 즐기고, 삶의 의미와 새로운 활력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여름 열세 번째 열린 우락부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며 울산, 경남, 대전, 세종 4개 지역에서 각각 진행되었다. (재)울산문화재단은 지난 8월 7일부터 11일까지 아젤란리조트에서 ‘나와 아무개의 행방불명’이라는 주제로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2박 3일 캠프를 2회 진행하였다.

캠프에 도착한 아이들은 제일 먼저 기억터널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과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을 적어 둔 목걸이를 터널 안에 걸어두고 나온다. 터널을 지나면 모든 기억을 잊고 캠프 기간 동안 또 다른 이름(나)으로 자유롭게 지내게 된다. 각자 내면에 가지고 있는 귀한 보물을 찾는 여정이 시작되고, 먼저 자신과 함께 그 보물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아티스트를 찾는 미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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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개성을 지닌 6명의 아티스트에 대한 힌트가 적혀있는 미션지를 들고, 아이들은 자기 부락의 아티스트를 찾기 시작했다. 힌트를 보고 제대로 찾은 아이들은 환호를 질렀고, 아티스트들의 장난으로 못 맞춘 아이들은 속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티스트와 아이들의 첫 만남은 미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웃으며 시작되었다.

아티스트 워크숍은 오감을 담아내는 영상을 촬영한 뒤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해 프로젝션 맵핑 활동을 진행해보는 ‘감 잡았쓰’, 일반 옷이 아닌 독특한 소재들을 사용하여 아이들만의 개성 있는 아트 패션을 선보이는 ‘오띄 꾸뚜루뚜’, 천연 라텍스를 이용하여 공간의 이해와 아이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설치예술 ‘고무고무 우리가 점령했어’, 눈짓 발짓 몸짓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퍼포먼스 ‘얼레리 벌레리’, 아이들 간의 교감을 통해 나타나는 예술적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해보는 ‘시그널을 보내줘~! 찌릿찌릿’, 다양한 영상 위에 소리를 입혀보는 더빙 체험 ‘아무말 대잔치’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워크숍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모든 고민을 들어주는 ‘기라교’와 누구나 재밌게 놀다 갈 수 있는 ‘오락실’ 공간 또한 아이들에게 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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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프에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미술가이자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기라영 작가가 이번 캠프의 총괄 기획을 맡았으며, 아트디렉터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임초롱씨가 참여했다. 아티스트로는 영상설치의 이우수 작가, 패션디자인의 박소현 작가, 조각설치의 안민환 작가, 퍼포먼스의 서영주 작가, 싱어송라이터 김민경, 래퍼 한마로 등 총 6명이 함께 했다.

예술가를 가까이에서 만나고 함께 놀고, 또 작업에 참여해보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예술을 즐겼고, 함께한 예술가들의 작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또한 이때껏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정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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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를 통해 아이들만 성장한 건 아니었다. 참여한 아티스트 대다수는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없고 개인 작업 위주의 활동을 해왔다. 그 때문에 초반에 아이들과 만났을 때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고, 아티스트 서로에게 조언과 격려를 하며 함께 배울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워크숍 진행 과정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엉뚱함, 창의성, 자유로운 생각들은 아티스트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었으며, 작업에 관한 다양한 영감들을 떠오르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되었다. 캠프 이후 작업 스타일에 변화가 생길 것 같다는 아티스트도 있었다.

‘하지 마’라는 말을 하지 않는 캠프,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는 캠프,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캠프. 실패해도 괜찮은 캠프. 얼핏 보면 이상한 캠프지만, 캠프 기간 동안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자신의 보물을 저마다 발견하였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신비의 힘, 가능성을 어른들이 더 많이 깨닫는 캠프였다. 무덥던 여름날 진행된 우락부락 캠프는 끝났지만, 캠프에 다녀갔던 아이들은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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