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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봄을 그리는 '시인 이창희'를 만나다

다감이 문선남

다감이 문선남

따뜻한 봄날, 차 한 잔 생각이 나는 오후 나절에
문득 시인이시자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신 이창희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라기보다 오히려 훈훈한 정,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인들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이 나아갈 방향을 느끼게 합니다.

시인 이창희님시인 이창희님
다감이 문선남(M) :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985년 월간문학, 부산문화방송 신인문예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시 분과 회원, 시와 산문을 쓰고 있어요. 1990년 시집 <다시 사람이 되려고>외 2권, 1995년 시와 그림, 도자기 전시회, 부산KBS 한국문인협회원. 미래시, 시와 인간 동인이기도 하고, 현재까지 시민문화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울산문화신문, 「울산의 빛」을 창간하고 시민문화저변확대 운동을 했습니다. 현재 '詩울림 낭송회' 상임고문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극단공연사진 매달 첫 주 목요일, 울산 교보문고 별실에서 <울산 詩울림 낭송회> 시낭송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한다.(<울산 詩울림 낭송회>, 이창희님 제공)
M :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작가를 도와주시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전문 예술인 단체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반시민들의 문화 결성체를 만들고 발표할 수 있는 매체로 문화신문, 울산의 빛을 창간하여 저변확대를 모색해 보았습니다. 이밖에도 매년 동인지를 발간함으로써 신인들의 발표지면을 확충했고 창작의욕을 고취했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울산으로 와서 활동한지도 시간이 꽤 지났는데, 계속해서 울산의 문화축제가 다양해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 이창희님지역 문인들과 다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이창희님 제공)
M :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이름을 삼생으로 고치려고 해요.
일생은 서른 살까지 시를 쓰며 입지를 다졌고
이생은 신학을 하고 목회, 문화운동으로 30년을 살았고
향후 30년은 문필과 목회경력을 살려 글쓰기 치유, 글을 함께 읽고 쓰는 운동을 하려고 해요. 올해 10월이 은퇴인데 2019년부터 하는 겁니다. 시집은 6월 26일에 시와 산문을 총정리해서 시집을 내고 다시 시작하는 거에요.다시 한 번 생을 사는 기회인 거죠. 얘기하고 나니 재미가 있네요. 의미가 있는 거지요.

  • 이상한,미풍경의 기억 「울산의 빛」 창간기념식 단체사진 (울산의 빛, 이창희님 제공)
  • 김서량, Sound of the City, 쇼파, 헤드폰, mp3 player, sound 「울산의 빛」 창간호 표지(울산의 빛, 이창희님 제공)
M : 이 봄에 지친 도시민에게 활력이 되고 치유가 될 시 한 편 들려 주세요.
다시 찔레꽃

이창희

예사롭게 여겨지던 것들이
한 걸음씩 다가선다
속 품 열고 맞아들여
가만히 깨물고 싶은, 달큰한 침이 고이는
봄날 오후 한 때.

벌침같은 볕살에 쏘여

중얼거리며 들길을 걷다
문득, 파릇파릇 넌출지는
찔레를 본다
속살이 아리던 내 어릴 적 봄동산 찔레.

입맛 다시듯 혀를 굴려서 찔레야
하고 불러본다.
메아리치듯 스며드는 구름 그림자
오늘처럼 사는 일이 초초해지는 날
여린 가시눈이 맵거든,

아이야.
가만히 따라 해 보렴. 찔레 찔레꽃
그 누가 내 입술에 넣어주었던 것처럼,
말문 트는 딸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찔레,
찔레꽃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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