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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돌자! 울산 한 바퀴- 울주군 편'

여행 가기 좋은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날씨는 다소 쌀쌀해졌지만, 은빛 물결을 일으키며 춤추는 억새,
울긋불긋 물든 단풍나무와 황금빛으로 반짝거리는 은행나무를 보면 밖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죠.
무르익은 가을과 함께 걸을 맛이 나는 울주군으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색을 입은 자리를 따라 쉬엄쉬엄 걷다 보면, 가을과 닮은 평온함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될 테니까요.
식욕이 늘고, 날씨도 좋은 가을이 스쳐지나 가는 게 아쉬운 분들을 위한 당일 여행 안내서!
오색빛이 흐르는 울주군을 色 다르게 즐겨보세요

울산북구지도
1. 산 위에 펼쳐진 은빛 바다 _ 간월재 억새 군락지
간월재 억새 군락지

단풍은 가을의 얼굴, 억새는 가을의 몸짓이라 불리는데요. 이 둘을 한 장소에서 만끽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눈 호강이 없겠죠?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억새 산행 1번지로 알려진 신불산 간월재는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등산의 성지로 회자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보슬보슬한 은빛 물결의 유혹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죠. 간월재는 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이 만나는 자리로, 두 산의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곳에 억새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 간월재 억새 군락지
  • 간월재 억새 군락지

이곳은 해발 900m로 비교적 낮은 산이고 등산로도 잘 닦여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찾고 오르는 시작점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입니다. 시작점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면 머리 위로는 단풍이 우거지고, 발끝에는 낙엽들이 밟혀 가을의 정취를 더하죠. 가벼운 걸음으로 조금만 더 오르다 보면 임도가 나타나기 때문에 간월재로 향하는 길이 훨씬 수월합니다.

임도 옆으로 가을 색을 입은 나무들을 보며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바람과 구름, 사람이 지나는 모두의 길인 간월재가 눈앞에 펼쳐지는데요. 가을 간월재는 전국 5대 억새 군락지 중 한 곳으로 넓이가 약 10만평에 이르러 평원이 온통 억새로 뒤덮인 장관을 연출합니다. 숨을 고른 뒤, 억새밭 사이로 놓인 데크길을 따라 걸으면 은빛 바다에 풍덩 빠진 기분을 느낄 수 있죠. 바람이 불어올 때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억새를 바라보세요! 부드러운 바람에 춤추고, 가벼운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억새밭은 가을 낭만의 바다로 변해 출렁이고 있을 테니까요.

 

  • 간월재 억새 군락지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알프스리 515-4 (복합웰컴센터)
  • 052-229-7882
2. 자연을 담은 문화공간 _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맑은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맞아주는 가을, 어딜 가야 할지 몰라 방 안에만 있겠다면 스튜핏!
놀러 가기 좋은 이 가을에 다양한 즐길 거리와 문화가 있는 곳으로 떠나보세요. 최근 한 장소에서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또는 복합문화공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복합웰컴센터 역시 영남알프스의 자연과 더불어 영화관람, 산악테마전시, 클라이밍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복합웰컴센터 안에는 작은 영화관 ‘알프스 시네마’를 운영 중인데요,
109석 규모의 이곳은 영화를 가깝게 접할 수 없는 울주군민들의 다양한 문화생활과 복지증진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알프스 시네마는 큰 스크린과 전용 음향기기 등이 갖춰져 다른 영화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최신 영화를 저렴한 관람료 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1인당 (성인기준) 일반 영화 6,000원. 3D 영화 8,000원으로 일반 영화관에 비해 경제적입니다.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영화를 관람하고 나왔다면 산악 테마전시실로 이동해보세요,
산악 테마전시실에는 영남알프스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사진 및 영상으로 전시함으로써 영남알프스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즐기기만 하는 것이 지루하다면 몸으로 부딪히는 번개맨 체험관과 국제클라이밍센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기캐릭터 ‘번개맨’을 테마로 한 가족형 체험시설인 번개맨 체험관은 어린이들을 동반한 나들이객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관, 체험관 등으로 꾸며져 어린이들이 번개 요원이 되기 위해 다양한 코스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성숙한 감동과 미션 수행이라는 재미요소를 함께 선사해 시간가는 줄 모르죠. 그리고 국제클라이밍센터는 대회 규정에 맞게 설립됐으며, 20개 코스를 등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암벽장인데요, 초보자를 위한 간단한 코스부터 숙련자를 위한 고난이도 코스까지 준비되어 있어 골라 즐기는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올가을! 클라이밍을 통해 도전정신을 기르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3. 아로 새긴 인류의 유산 _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

울산이 생기기 전보다 더 오래전부터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이 있습니다. 돌의 표면에는 수많은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요,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선사시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담겨있는 ‘반구대 암각화’입니다.

두동면 천전리에서 대곡천을 따라 2km 정도 하류로 내려와 반구대를 지나면 바위 절벽에서 그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 그려진 부분은 높이 2.5m인데, 보통의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옛날 울주 사람들은 ‘귀신이 그린 그림’이라고 믿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남아있습니다. 1971년에 발견된 이 그림은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에 걸쳐 선사인들이 바위에 새긴 그림으로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귀중한 보물입니다. 또한, 북태평양 연안의 독특한 해양 어로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유적지이자 인류 최초의 포경 유적으로 평가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죠.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는 제작 연대는 약 7,000~3,5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바위 면에는 육지 동물, 어로 도구 및 인물상 등 300여 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요. 한반도 선사지대의 섭렵, 어로 생활상을 담고 있는 유적으로 선사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와 함께 인류가 살아온 세월을 고이 간직하고 말해줍니다.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에 원시인들은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중요한 정보들을 바위에 한 땀 한 땀 새겼고요. 사냥이 잘 돼서 풍성하게 먹고 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도 담았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문화나 역사적으로 그 의미가 깊은 곳이지만 암각화로 가는 트래킹 코스가 또 다른 매력인데요. 가을이면 단풍이 여러 색으로 수놓은 이곳은 오솔길을 따라 가볍게 트레킹 하기 딱입니다. 또, 역사 책과 글로만 보던 선사시대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면 근처에 있는 울산암각화박물관과 반구대 팜스테이에 방문해 잊지 못할 추억도 함께 만들어보세요!

  • 반구대 암각화
  •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991
  • 052-204-0321~4
  • 울산암각화박물관
  •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254
  • 매일 09:00 – 18:00 (월요일 휴무)
  • 052-229-6678
  • 입장료 무료
  • http://bangudae.ulsan.go.kr/홈페이지 바로가기
  • 반구대 팜스테이
  •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안길 285
  • 052-263-6425
4. 그리움이 사무친 유적지 _ 충렬공박제상유적지
충렬공박제상유적지
충렬공박제상유적지

나른한 가을날, 잠을 깨워줄 한적한 여행지가 있습니다. 바로 도심을 벗어나 맑은 공기가 맞아주는 박제상 유적지인데요.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도 좋지만 역사지를 천천히 걸으며 숨겨진 가치를 찾아보는 역사기행도 매력있답니다. 울산의 대표적인 유적이 반구대 암각화라면 인물은 영해박씨의 시조이자 신라의 충신이었던 박제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의 유서 깊은 유적지는 두동면에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뒷배경으로 고요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신라시대 충신 박제상이 외국에 볼모로 잡혀 있던 놀지왕의 동생을 구해내지만, 정작 그는 정체가 탄로나 왜왕에게 붙잡혀 갖은 고문을 당하다 끝내 참형을 당하였습니다. 박제상의 사람됨을 알아본 왜왕은 그를 회유하고 협박하지만 박제상은 끝까지 신라에 대한 충심을 굽히지 않았죠.

충렬공박제상유적지

당시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동쪽 치술령에는 박제상의 부인이 두 딸과 함께 남편을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되었고, 영혼은 새가 되어 날아가 숨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망부석과 은을암이 남아 있습니다. 그 후, 1745년(영조 21) 박제상과 그의 부인인 금교부인 및 두 딸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이 바로 치산서원입니다. 1979년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박제상 유적지는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치산서원을 발견할 수 있죠. 이어서 만나게 되는 충렬공 박제상 기념관에는 박제상과 가족의 이야기를 밀랍인형과 도표, 영상으로 꾸몄고, 문화관에는 박제상이 살던 신라 시대상과 울주의 민속 등을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제상 유적지를 둘러보며 그의 업적을 가슴 깊이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네요. 유적지 중간중간마다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공간들도 많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도시락을 들고 여유가 느껴지는 이곳에서 가을 소풍을 즐겨보면 어떨까요?

  • 충렬공박제상유적지
  • 울산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길 7
  • 052-229-9531
5. 천고우비의 계절이 왔다 _ 봉계한우불고기특구

어느 지역은 그 ‘맛’을 인정받아 고유명사로 음식 앞을 지킵니다. 마치 울주군의 ‘언양불고기’, ‘봉계한우불고기’처럼 말이죠. 언양과 봉계를 이야기하며 ‘소’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예로부터 이곳은 1,000m에 달하는 영남 알프스 고봉들과 풍부한 목초지를 바탕으로 푸줏간과 도축장이 발달한 곳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고기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좋은 소고기를 이용한 ‘불고기’가 발전하기 시작했죠. 1980년대에는 주변에 수석이 유명해서 돌을 캐어 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렸는데, 한 식당에서 싱싱한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소금을 뿌려 내놓은 것이 입소문을 타서 봉계식 불고기가 유명해졌습니다. 그 결과 현재 언양과 봉계지역은 한국 유일의 ‘한우 불고기 특구’로 지정되었고, 무려 ‘한국 유일의 불고기 특구’라는 자랑스러운 명칭을 얻게 되었죠.

봉계한우불고기특구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울산 언양과 경주 사이에 위치한 봉계는 1990년대에 불어온 소고기 열풍 덕분에 주변 가게들이 모두 ‘숯불구이’ 간판을 내걸고 있는데요. 봉계불고기의 특징은 굵은 소금을 뿌려 참숯불에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것. 말 그대로 진짜 ‘불’고기인 셈입니다. 쫄깃하면서 육질이 부드러운 순수 한우 암소 고기의 전통적인 맛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죠. 은은하게 숯 향이 배어 나오는 것도 이색적인데요. 봉계에서는 숯도 참나무를 이용한 백탄, 즉 참숯만을 고집한다고 합니다. 잡목으로 숯을 만든 금탄은 가스가 많이 생겨 고기구이용으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고기 맛을 좌우하는 또 다른 비결은 왕소금! 왕소금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고기의 뒷맛이 순하고 깔끔하니 냄새만 맡아도 입안에 군침이 가득 돌죠.

소고기 위에 핀 눈꽃 마블링을 만나러 가는 길도 특별한데요. 가을날, 봉계한우고기 입구를 찾아가면 선명한 주황색의 개량 코스모스가 바람에 산들거리며 반갑게 맞아줍니다. 따가운 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화사해진 코스모스가 꽃동산을 이루었고요. 불어오는 바람에 코스모스는 예쁜 꽃잎을 이리저리 흔들며 물결치듯 일렁이고 있죠. 여러분도 가을꽃 향기가 넘쳐 나는 봉계마을에서 입과 눈이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세요.

  • 봉계한우불고기특구
  •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봉계한우불고기특구
  • 052-254-2448
6. 산 정상에서 보는 보석함 _ 문수산 야경
  • 문수산 야경
  • 문수산 야경

없던 낭만도 샘솟게 하는 게 가을밤에 오르는 산이죠. 빛과 어둠을 번갈아 지나는 재미, 진한 숲 내음과 청량한 풀벌레 소리,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야경. 이토록 낭만적인 산에서 어느 누가 촉촉한 감성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요? 문수산 전망대 주차장에 주차 후, 등산하면 비교적 짧은 코스로 왕복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면 충분하고요. 해발 600m의 낮은 산이어서 부담도 적습니다.

문수산의 밤은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집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부분을 눈으로 가늠할 수 없기에 후각이 민감해지고, 청각이 곤두서죠.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마다 나무 내음, 흙 내음이 콧속을 가득 채웁니다. 피부에 닿는 실바람 한 줄기,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도 예민한 감각을 간질여 자연의 품에 안긴다는 말이 꼭 맞습니다. 그 느낌에 취해 걷다 보면 어느새 문수산 정상에 도착하는데요. 나무 실루엣 사이로 도시의 불빛을 간간이 보다가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는 기분이란! 문수산 정상에서 앞을 내다보면 아름다운 울산공업단지의 불빛 테두리가 울산 앞바다를 따라 그려진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고요. 빛으로 이루어진 온산공단과 그 너머의 어두운 바다가 대조를 이루며 야경을 조화롭게 만듭니다.

울산 도심의 야경은 늘 그렇듯 로맨틱하고, 희망적이죠.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의 결과 마음으로 마주하는 도시의 빛은 누군가에게는 사색을,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선사하는 시간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가을 야간 트레킹의 묘미 아닐까요? 하지만, 가을 산의 정상은 칼바람으로 겨울 날씨나 다름없어요. 야간 트레킹에서 필요한 헤드 랜턴과 여분 건전지, 등산화, 보온 재킷, 비상식량과 식수, 응급처치 키트, 핫팩 등을 꼭 챙겨서 오르시길 바랍니다. 울주군 여행의 마무리는 산이라서 좋고, 밤이라서 더 좋은 문수산 야경을 추천드립니다!

  • 문수산 전망대 주차장
  •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읍 율리
  • 052-229-0341